바닷가 마을로 떠나는 주말 여행은 우리의 오랜 꿈이었다. 평소 바쁜 일상 속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우리는 함께 떠나는 첫 여행을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한 그날 아침, 기차역에서 만난 우리는 작은 캐리어를 들고 마주 보며 웃었다.
“비가 따라오네. 하지만 바닷가는 오히려 더 낭만적일 거야,” 그가 웃으며 내 손을 잡고 기차에 올랐다.
창밖에 흐르는 풍경은 점점 푸른 바다와 가까워졌다. 빗방울이 기차 창을 타고 흐르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더해줬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도착했을 때,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우릴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우리는 곧장 해변으로 향했다.
바닷가에 내리자마자, 우리의 눈앞에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젖은 모래사장이 있었다. 비가 내리고 있어 사람들이 거의 없는 조용한 풍경이었다. 파도 소리와 함께 적막감이 흐르던 그곳에서 우리는 한적한 산책을 시작했다.
“이렇게 한적한 바닷가에서 우산을 쓰고 걷는 게 꿈만 같아,” 내가 속삭이듯 말했다.
그는 내 말을 듣고 미소 지으며 우산을 더 가까이 씌워주었다. “그래, 이런 날씨가 오히려 더 운치 있잖아. 우리만의 바다야.”
우리는 바닷가를 따라 걷다 작은 나무 오두막을 발견했다.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그곳은 오랜 시간이 흐른 듯 낡아 보였지만, 동시에 정겨운 느낌을 주었다. 그는 문을 밀어 열고 우리를 위한 완벽한 쉼터를 찾아낸 듯 웃었다.
“여기서 잠시 비를 피하자,” 그는 나를 이끌었다.
오두막 안은 오래된 목재 냄새와 바다 내음이 섞여 있었다. 우리는 창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말을 잊고, 단지 서로의 존재를 느꼈다. 빗소리와 파도 소리가 오두막을 감싸며 둘 사이에 흐르는 공기는 따뜻하고 평화로웠다.
그 순간, 그는 갑자기 무언가를 꺼내며 내게 다가왔다. 작고 예쁜 상자였다.
“이건, 내가 너를 위해 준비한 거야.” 그가 상자를 내밀며 살짝 부끄러운 듯 말했다.
나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작고 반짝이는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바다를 연상시키는 파란빛의 보석이 달려 있는 목걸이였다.
“이건… 무슨 의미야?” 내가 놀라며 물었다.
그는 내 손을 살며시 잡으며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첫 여행을 떠난 날을 기념하고 싶었어.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자고 약속하고 싶어서. 앞으로 우리가 함께할 모든 순간을 위해.”
내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그는 내 목에 목걸이를 직접 걸어주며,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고 나지막히 말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우린 함께 있을 거야. 이 바다가 언제나 변함없이 이곳에 있듯이.”
그 순간, 갑자기 오두막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가 뛰어오는 소리였다. 우리는 그 소리에 놀라 문을 열어보았다. 마을의 한 소녀가 오두막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비에 젖은 소녀는 다급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외쳤다.
“도와주세요! 우리 강아지가 바다에 빠졌어요!”
우리는 놀란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소녀의 강아지가 방파제 근처에서 놀다가 파도에 휩쓸린 것이다. 그 말을 듣자마자, 그는 단숨에 오두막을 나섰다.
“어디에요? 빨리 안내해줘요!” 그가 침착하게 말했다.
소녀는 울먹이며 그를 이끌었고, 나는 그 뒤를 따랐다. 바닷물은 높이 올라와 있었고, 파도는 점점 더 거세졌다. 하지만 그는 두려움 없이 방파제 끝으로 달려갔다. 바다에 빠진 강아지가 위태롭게 몸부림치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도 그는 강아지를 놓치지 않고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 마침내 안전하게 강아지를 구출해 소녀에게 돌려주었고, 소녀는 그에게 감사를 전하며 울먹였다.
“정말 고마워요… 제 강아지를 구해주셔서…”
그는 소녀를 안심시키며, 젖은 몸으로 내게 돌아왔다. 나는 그를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말했다. “정말 용감했어. 내가 더 사랑할 이유를 또 하나 찾았네.”
그는 젖은 머리칼을 넘기며 웃었다. “사랑은 이런 거잖아. 서로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는 것.”
그날 밤, 우리는 다시 오두막으로 돌아와 따뜻한 차를 마시며 담요를 나눠 덮었다. 불빛이 어둑어둑한 오두막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그날의 일들을 되돌아보았다.
“오늘은 평생 기억에 남을 하루야,” 내가 속삭이자 그는 내 손을 꼭 쥐었다.
“우리의 사랑도 오늘처럼 더욱 깊어질 거야. 그리고 더 많은 모험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렇게 우리는 바닷가에서의 비밀스러운 하루를 마무리하며, 서로의 사랑이 한층 더 깊어지는 것을 느꼈다. 비 오는 바다처럼 끝없이 깊고, 파도처럼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무를 그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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